김연수라는 작가가 참 좋아졌다.
그 전에 읽었던 '밤은 노래한다', '내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' 장편소설을 읽을 때부터 그가 좋아졌다.

30대 중반? 후반? 아무튼 젊은 작가지만 사색이 깊이가 남다르다. 무엇보다 글을 참 잘 쓴다.

'세계의 끝 여자친구'는 단편소설집이다. 2005년도 이후부터 그가 쓰온 글들이다. 그 글 속에 그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.
 
이책을 읽었을 때 나는 나이 서른을 앞둔 스물 아홉살의 고민에 가득차 있었다. 마냥 하고 싶은 것만 쫓아온 20대를 돌아보면서 뭔가 허전했다. 인생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. 30대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.

이 소설집에 중에 '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'라는 단편소설이 있다. 서른살 생일을 맞는 주인공에게 일본인 육촌 아내가 이렇게 말한다.

 "미래를 바라바온 십대, 현실과 싸웠던 이십대라면, 삼십대는 멈춰서 자기를 바라봐야 할 때다."

내 인생이 가볍게 느껴진 것도 너무 앞만 보고 내달려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서른살이 되어서 지나온 삶을 다시 꾹꾹 눌러가며 되짚어 보면 내 삶의 무게가 좀 더 채워질까. 삶의 밀도 같은 것 말이다.

아무튼 이번 김연수 작가의 단편소설집은 많이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한 책이었던 것 같다.
김연수 작가 처럼 고민이 좀 더 깊어졌으면 좋겠다. 가벼운 내 인생이 허공 속으로 날아가버리기 전에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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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소셜스토리텔러